그룹의 콘셉트와 그들이 가리키는 지향점, 음악적인 임팩트. 이 세 가지가 적절히 균형을 잡고 있는 썩 괜찮은 데뷔작이다. 소절마다 변화하는 사운드 구성이 지루함을 상쇄하며, 특히 강하게 내려치는 비트와 웅장한 베이스 라인으로 장식되는 후렴구가 인상적. 요즘이야 워낙 트레이닝 시스템이 자리 잡은 탓에 멤버들의 역량이 지나치게 기획사 표준에 맞춰져 있다는 것은 아쉽다. 음악이나 콘셉트에서의 시도에 비해 가창 측면의 재미는 좀 떨어지는 편. 그래도 팀의 개성과 정체성은 디스코그라피가 쌓여가며 명확해질 것이기에. 이들에 대한 관심 섞인 우려와 상관없이, 본인들 그리고 기획사가 가려 하는 길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명료한 자기소개서.
Black mamba
에스파(aespa)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