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에 발표한 ‘Black mamba’의 뮤직비디오가 케이팝 데뷔곡 사상 최단기간 1억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한 에스파는 단숨에 주목할 만한 그룹으로 떠올랐다. 현악기가 주도하는 부드러운 질감의 ‘Forever’로 숨 고르기를 한 그들은 세 번째 싱글 ‘Next level’로 현실과 가상의 소통이라는 서사를 이어간다. 에스파는 세계관의 정교성으로 팬덤을 결집하고 ‘아바타가 일상과 경제 활동을 영위하는 가상공간’을 일컫는 메타버스 개념으로 Z세대들의 호응을 끌어내고자 한다.
영화 < 분노의 질주 : 홉스 & 쇼 >에 수록된 호주 출신 뮤지션 애스턴의 ‘Next level’은 에스파의 버전에 밑바탕을 제공했고 여기에 유영진 특유의 반전을 주는 브릿지가 더해진다. 원곡의 힙합 사운드는 카리나와 지젤의 절도 있는 랩에 들러붙고 윈터의 고음역은 브릿지 파트에 활기를 불어넣어 변화가 많은 곡 구성을 매끄럽게 엮어간다. 에스파와 아바타의 교류를 막는 ‘블랙 맘바’를 찾아 가상세계 ‘광야’로 떠나는 여정은 세계관의 난해한 요소들로 채워져 있으나 여정을 향한 의지만큼은 확고하며 그 의지는 SM 컬쳐 유니버스의 세계관 구현의 열망과도 닿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