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sh’로 확립되는가 했던 엔믹스의 정체성이 다시 모호해졌다. 힙합과 동화 같은 멜로디를 섞었지만 각각의 강점을 합한 시너지보다는 난기류에 빠진다. K팝에서 자주 활용한 서태지의 ‘Come back home’이 떠오르는 베이스가 도입부터 예상 가능한 범주를 만들고 딱 그 안에서만 안전하게 맴돈다. 신선함을 주력으로 삼아야 할 ‘믹스팝’이 예측을 허용하면서 실속을 잃었다. 맞춤형 정장 같던 전작과 달리 부자연스럽다.

작년 한 해 동안 발표한 음반들로 쌓은 방향성을 제자리에 두고 과거로 회귀했다. 생경함에 놀라기보다 물음표가 띄워졌던 데뷔곡 ‘O.O’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1절에서 멋을, 2절에서 한결 가벼움을 풀어내는 점이나 중요한 순간에 굳이 이 곡이어야 했을까 싶은 의문까지. 엔믹스 개개인의 실력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곡이 가진 결이 아쉽다. 난해함보다 쉬운 이해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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