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현밴드의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 안정을 우선시해도 놀랍지 않을 데뷔 30주년 베테랑이 반항의 상징, 헤비메탈이라는 역류를 택했다. 덜어냄의 미학은 없다. 둔중한 중금속 사운드의 메탈코어와 햇수를 잊게 만드는 윤도현의 그로울링은 전성기보다 더한 공세다. 2000년대 말 태동한 젠트(Djent)를 발탁하여 시곗바늘을 적당히 뒤로 돌린 덕에 대중과의 적정한 거리 조절까지 챙겼다.
과감한 모험 속 대중적인 배려를 놓지 않은 것은 경험의 산물이다. 기관총과 같은 리프와 헤드뱅어를 위한 적확한 드럼 비트, 이어지는 멜로디의 매끈한 구성은 첫 진입을 노리는 리스너와 더불어 메말라 가는 매니아 모두를 아우른다. ‘iNSTEAD!’로 인연을 맺은 후배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와의 조우 역시 시간차를 좁히기 위한 접근법이다. 젊은 혈기로부터의 수혈이 아닌, 함께 뛰고 싶어 만든 음악과 원기 가득한 밴드. 록이 실증하는 절대적 자유는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음을 다시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