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인터뷰

김범수

by 임진모

2008.06.01

지난 3월말 소리 소문 없이 군에서 전역한 김범수는 바로 새 소속사에 둥지를 튼 후 현재 새 음반작업에 한창이다. 8월말이면 결과물이 나온다 한다. 2005년 12월에 스페셜 앨범 < So Long... >을 내고나서는 국방의 의무 이행에 들어갔으니 김범수의 신곡을 접하는 것은 2년 반만이 된다. 1년이 멀다하고 음반을 내고, 수개월 만에 디지털 싱글을 발표하는 음악 판 세태를 감안하면 비교적 긴, 어쩌면 위험하다고 할 공백이다.

별 차이 없는 듯해도 그 사이 알게 모르게 음악시장의 양태와 흐름도 바뀌었다. 입대 전 꽤나 잘나가던 김범수라고 해도 안심은 금물이다. 어떻게 음악을 만들어야 할지, 내용물을 어느 정도 트렌드에 봉사해야할지를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6월20일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도 “무진 갈등 중”이라고 밝혔다. 그에게 부재한 기간의 우리 음악계와 시장을 어떻게 보는지, 과거 자신의 음악은 어떻게 판단하는지 그리고 무슨 음악과 접근법으로 대응할 것인지를 물었다. 후회와 원망, 욕심, 안타까움, 갈등, 배움 등의 솔직한 언어들이 답으로 돌아왔다. 그의 화법은 건강했다.

“내 목소리, 내 음악으로 앨범을 만들고 있다”

범은 현재 어느 정도 진행 중인가. 뜻대로 음반은 만들고 있는 건가.
약 70% 작업이 진행되었어요. 황찬희라는 프로듀서와 공동으로 작업을 하는데, 제 의중과 지향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습니다.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내 뜻을 담은 음반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즐겁습니다.

나이도 30대를 바라보고, 경력도 있으니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할 텐데...
저도 (내 음악으로 채우는 게) 처음이니까 배운다는 생각으로 해야겠지만 결국에는 제 음악을 제가 만들어 다듬고 만져서 내지 않는 이상은 대중들이 원하는 100%를 충족시키는 건 어렵겠죠. 발전해가는 제 이야기를 담는 게 중요합니다. 일단은 하고 싶었던 것을 구현하는데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대신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면서 저만의 울타리에 갇히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전역 후 바로 기획사가 정해진 건가.
제대하기 전부터 몇 달 전부터. 서너 군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대형 회사들도 만나봤고 신생 회사도 만나봤는데 신생 쪽으로(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택했어요. 일이나 이런 쪽에 대해서 잘 알고 경험이 풍부한 회사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마인드가... 음악적인 제 마인드를 충족시켜줄 수 있고, 제 종교관이라든가 미래와 비전을 같이 꿈꿀 수 있는 사람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곡 작업을 같이 한다고 방금 했는데.
곡은 현재까지 하나 쓰고, 3곡을 작사했어요. 그것보다 더 많이 쓰긴 했죠. 처음엔 욕심이 많았어요. 제가 더 많이 참여하고 싶었기 때문에 곡 작업도 열심히 했고 가사도 써보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울타리에 갇힐 염려가 있겠더라고요. 욕심은 버리고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썼던 곡들은 거의 버리고, 한 곡 정도만 기념으로 넣었죠. 더 완숙해져서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가 되었을 때 하는 것이 옳잖아요.

입대 전 앨범은 5곡 정도가 있는 미니 앨범이었는데.
사실 좀 아쉬운 앨범이에요. 내용은 어떤 앨범보다 맘에 들고, 제 손 때도 많이 묻었고, 하고 싶은 음악이었고. 그런데 포장하는 단계에서 회사에서는 정규앨범 식으로 저와는 무관하게 출시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미니 앨범 형식으로, 앞으로 하고자 한 음악에 대한 예고편 성격의 앨범이 되길 바랐는데...

“내가 원하는 음악을 하지 못했지만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1999년에 데뷔를 해서 새천년에 들어와 '약속', '하루', '보고 싶다', 그리고 리메이크 곡들... 대중들한테 인기와 인정을 받았다. 지나간 음악을 소담스럽게 평가해본다면.
처음에는 후회와 원망이었죠. 그냥 지난 노래들이 이미 제 음악이 되어버렸고, 버리려고 해야 버릴 수 없는 하나의 블록들이 되어서 쌓여졌죠. 이왕이면 제가 원하는 블록들을 껴 넣었으면 제가 보기엔 더 아름다운 과거들이 될 수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달라졌어요. 제가 할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한 갈증. 그런 것들에 대한 안 좋은 기억들이 이제는 거품처럼 사라져 버리더라고요. 군 생활하면서 많이 희석되었고 이전 소속사와의 갈등도 있었지만 그런 것도 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매끈매끈한 벽돌은 아니었지만 제대로 깎여지지 않은 벽돌들이 오히려 하나하나 쌓였을 때 앞으로 더 매끈한 음악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좋게, 좋게 생각하려고 하고 있어요.

벽돌을 쌓는다고 해도 내가 좋아하는 벽돌을 쌓았으면 더 좋았겠다고 했는데 그걸 음악적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저는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다양한 층을 아우르는 가수가 되었고, 지극히 대중적인 가수가 되었는데요. 제 처음 비전은 사실은 R&B라는 장르 즉 흑인음악을 한국에 대중화시키고, 흑인음악과 한국가요를 접목시켜서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나얼씨같은, 그런 마니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대중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그런 음악과 가수를 바랐죠. 그렇다고 지금 제 모습을 원망하는 건 아니에요. 저는 지금 만족스러워요. 저는 보컬리스트고, 싱어송라이터는 아니죠. 보컬리스트로 시대를 대변해야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일종의 사명감이랄까요. 내가 이런 음악을 해서 내 갈증을 푸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시대가 원하는 노래들을 내가 대신 토해야 한다, 그게 꼭 운동권의 음악들일 필요는 없지만, 만약 나라가 어렵다면 그렇게 해야겠고, 슬프다면 슬픔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가수로서 시대를 대변해야 한다는 사명을 갖고 있다”

음악의 중심을 나보다는 대중들에게 두고 싶다는 건가.
그렇다고 해서 대중적인 것과 상업적인 것은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차원 자체가 틀리다고 보는데요. 저도 상업적인 음악들에 편승되었던 적이 있어서 아쉽지만 그러면서도 분명히 대중들이 원하는 소리를 내줘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해왔어요. 그 시대가 원하는 음악. 그렇지만 지금 한창 유행하는 것을 답습하는 상업적 코드보다는, 대중들이 원하고 갈구하는 바를 채워주는 노래, 그걸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자기 보컬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사실 얼마 전에 본의 아니게 음악 평론가 분들과 또 종사하시는 분들이 조사해놓은 가창력 좋은 가수 설문결과를 보고서 낯 뜨거워서 혼났는데요. 지금까지 돌아보면서 보컬을 스스로 들어보면서 거기에 끼었다는 사실은 좀 부끄럽거든요. 아, 내가 저 자리에 이름을 둘 수 있다는 것은 영광이지만, 과연 저 자리에 들어갈 만큼 무언가 보여준 것이 있는가 생각을 했고, 앞으로 내가 더 가야할 방향이 더 크고 무거운 자리구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지금까지 보컬은 사실 아쉬운 점이 많아요. 프로듀서와 만나서 작업하는 과정에서 프로듀서가 원하는 음악을 끄집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의 소울을 담아내는 것도 중요하죠. 아니, 더 중요하죠. 하지만 지금까지는 프로듀서가 원하는 방향에 얼마나 맞추느냐에 비중을 두었던 것 같아요.

신보의 노래는 그럼 어떻게 되는 건가.
감정의 깊이와 골이 더 깊은 것이요. 뭔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테크니컬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고요. 가령 곡을 받았을 때를 두고 말한다면 전에는 곡을 받았을 때 이걸 내가 어떻게 불러야 (하)광훈이 형, (윤)일상이 형한테 잘했다고 칭찬받을까를 생각했다면, 이번엔 어떻게 불러야 나를 끄집어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거죠. 그래서 '보고 싶다'의 경우 강력한 가사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노래를 제대로 다 소화하지 못한 것 같아요.

“'보고 싶다'는 제대로 다 소화하지 못한 노래!”

아까 흑인음악을 좀 더 한국적으로 해석하고 확립한다는 측면에서 가깝게 간 사람이 나얼이라고 보는 건가.
네. 저는 그렇게 봐요. 보컬리스트 측면에서요. 아직 국내에서 싱어송라이터 가운데 보컬과 곡과 연주를 넘나들면서 할 수 있는 사람은 부재인 게 사실이죠. 지금까지 대단한 뮤지션들이 많이 있지만 조금은 모자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보컬리스트는 이제 우리나라에도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고 보거든요. 그중에서 나얼씨는 흑인음악에 대한 필링과 감성을 가지고 한국 대중문화에 영향을 준 가수라는 거죠.

신보의 프로듀서로 황찬희씨를 택했다. 김범수씨의 선택일 텐데 그에게서 뭘 본 건가.
황찬희의 음악 색깔을 김종국의 '한 남자'로 국한시키는 건 부당하거든요. 근데 그 노래가 그 친구를 규정하는 곡이 되어버렸죠. 저와 성향이 좀 비슷한 것 같아요. 저도 제가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까 말한 것처럼 다른 쪽이지만 결국 보여주었던 쪽은 감수성 예민한 노래를 부르게 된 것이고. 황찬희는 상당히 소울풀하고 리드미컬한 노래 쪽인데도 불구하고, 결국엔 '한 남자'란 곡으로..

거칠게 말하면 둘 모두 약간 '피해자'라는 건데. (웃음)
그렇다고 예전에 대한 후회나 원망으로 시작하는 건 아니고요. 예전 것을 다 버린다고 하는 건 솔직히 대중들에겐 극하게 얘기하면 배신이라고 생각하고, 그 대신 이번엔 내 목소리, 내 음악을 해보자. 저 친구라면 내 얘기도 들어주고, 내 얘기도 수용해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서 같이 해보자 한 것이죠.

군대 다녀온 사이에 대중음악계가 어떻게 바뀐 것 같나?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시장의 형태 자체가 바뀌었고, 그리고 그것이 CD냐, 디지털이냐 음원적인 부분에서의 변형도 있지만 음악 자체의 코드도 그리고 현재 제가 생각하기엔 제가 처음 제대하고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너무 옛날 방식이 되어버린 거예요. 그런데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지금 우리 음악계는 비겁하다!”

나쁜 점을 얘기해 달라.
일단 저는 음악에 다양성을 굉장히 기대했었어요. 음반 시장이 어렵다고 하고, 또 피부로 느끼기에 힘들다고 판단되었을 때, 오히려 이런 시장 속에서 알짜 곡이 나오고, 음악다운 음악이 나오고, 새로운 시도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다양성이 추구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어려우니까 제 예측과는 반대로 시도를 안 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어떤 노래가 하나 잘 되면 그 노래 따라잡기 식의 곡들이 난무하고, 홍보도 마찬가지로 정규 앨범을 내야 되는 상황에서도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서, 혹은 어차피 앨범이 죽었으니까 디지털 싱글이라는 이름으로 때우려고 하는 약간 비겁한 접근이 팽배하고 있는 거죠. 디지털 싱글이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디지털 싱글 시장 자체는 자리 잡아야 한다고 보는데, 그 시장이 음원을 팔아먹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감이 듭니다. 요즘 보면 아무리 좋은 노래라도 4주 이상 팔리지도 않고 금세 트렌드가 흘러가버리고 바뀌어버리잖아요. 음악이 일회용품 같은 생각이 들어요, 한 번 듣고 씹고 버리는. 일회용 면도기처럼 한 번 깎고 버리는 그런 상황이잖아요.

온통 가수들이 연기하고 있다. 가수의 연기자화 열풍에 안 나와야 될 사람들까지 다 드라마에서 연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선.
원래 쇼 버라이어티나 그 쪽으로의 재능과 끼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굳이 그 재능을 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음악보다 내가 연기에 더 관심이 있었다던가, 난 연기를 정말 해보고 싶었다든가 그런 확고한 신념과 마인드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또 연기로 실력을 인정받고 끼를 인정받았다면 거기에 대해선 할 말이 없어요. 그런데 지금 음악시장이 힘드니까, 거기서 내가 설 자리가 없으니까, 다른 이런 저런 일들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길이 없다는 판단하는 거 아닌가요. 이건 도피죠. 전에 가요 전성기가 있었잖아요. 특히 남성 보컬의 황금기가 있었는데 그 시절엔 배우들이 그 노래를 드라마에 쓰려고, 뮤직비디오에 한 번 등장하려고 애를 쓰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반대가 됐지요. 그게 지금 당장엔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되겠지만, 저는 음악이 가장 위대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음악이 다시 위대해질 텐데, 그분들에게 (연기활동 경력이) 굉장히 부끄러운 과거로 남을 것 같아요.

“음악은 반드시 다시 위대해질 것이다!”

음반 작업 중인데 고통과 갈등이 많을 것으로 본다. 이렇게 해서 대중들이 납득을 할지, 알아줄지 고민이 있을 텐데 노래 방향을 어떻게 잡고 있나.
진솔함. 진솔함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고요. 부담이 커질수록 진실함이 사라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일곱 곡 가량 녹음을 완성했다가 한 방에 다 무너뜨려버렸어요. 도자기로 치면 깨버린 거죠. 왜냐면 진실성이 하나도 담겨있질 않더라고요. 오히려 옛날에 불렀던 노래들이 더 좋더라고요. 오히려 내가 하고 싶어서 초이스한 곡인데도 하나도 안 와 닿는 겁니다. 그 노래들에 내가 이미 져버린 거죠. 그래서 작업을 완전히 새롭게 다시 시작했어요. 기존 형식의 발라드도 있고요, 새로운 느낌의 곡들도 있지만 주안점을 둔 건 지금 현재 트렌드에만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겠다는 겁니다. 곡을 받았을 때 예전처럼 피디나 제작자의 구미에 맞추기보단 내가 그 음악을 얼마나 소화하고 있느냐, 내 진실을 담아낼 수 있느냐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지금 70% 정도 끝난 상태인데 만족할 수 있는 앨범은 물론 없겠지만 제가 좀 더 성숙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 이렇게 내가 조금씩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구나. 노래하는 것이 힘든 것이 아니라 노래하는 과정이 너무 아프고 힘든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후회고 원망이고, 그런데 대중들은 이런 음악을 원하고. 갈등은 여전합니다.

군대에서 들었을 때 어떤 음반이 괜찮던가.
라울 미동(Raul Midon)이란 가수의 앨범을 굉장히 잘 들었어요. 사실 그 가수가 저하고 음악 색깔이 통하는 부분이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닌데, 그 가수가 시각 장애인이면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데, 둘 다를 완벽히 소화해요.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 사람이 이 경지까지 오기까지 편견과 힘든 상황을 어떻게 견디고 이런 앨범을 만들 수 있었을까. 약간은 동병상련의 기분이 들었어요. 저도 힘들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에 앨범작업을 하면서 루이스 미구엘(Luis Miguel) 앨범을 많이 들었어요. 앨범을 어떻게 만들까 생각을 했는데, 기존의 제 색깔과 추구하는 음악과 보컬과, 모두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음악을 찾아서 듣다보니까 루이스 미구엘과 저하고 굉장히 비슷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음악들을 잘 접목시킨다면 지금 내 보컬과도 잘 어울릴 것 같고. 대중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 같고. 루이스 미구엘 음반을 다 구해서 굉장히 많이 들었습니다.

국내 음악가 중에서는? 나얼은 이미 얘기했고.
최근에는 김동률씨 5집 < Monologue >를 최고로 꼽고 싶고요. 그 분은 싱어송라이터잖아요. 싱어송라이터만이 만들 수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적인 색깔도 번잡하거나 군더더기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담아내고, 대중적으로도 어필하는 데에 성공했고.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하고 많이 들었어요. 참 요즘엔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그 외 다수의 음악들 중에서도 들을 만한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보석 같은 앨범이 있긴 하지만, 너무 비슷하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시작이 어디 어딘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계속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자꾸 그러다보면 가요계가 희망이 있을까요. 아쉽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제 삶과 부합하는 그리고 인간미 넘치는 보컬이 목표”

목소리에 삶이 묻어나는 맛이 있어야 한다는 외부 의견에 대해선.
사실 선배님들을 보면 이승철 선배님도 그렇고. 지금까지의 인생을 놓고서 보면 진짜 비포장이잖아요. 와, 참 저 사람의 인생은 자신의 음악과 같구나, 그런 생각을 하는데. 나는 내 음악과 비교했을 때 어떠한가. 그렇질 않은 거예요. (웃음) 그런데 제가 억지로 그렇게 살아간다면 그것도 참 꼴불견인 것 같아요. 저의 삶과 음악이 맞아야죠.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거친, 전 이렇게 해석하고자 하는데 목소리에 이끼가 끼어 인간미 넘치는 그런 보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늘 마음에 새겨두고 있습니다.

요즘의 피처링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좀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요청이 들어와도 마다하고 있는 쪽인데요. 좀 정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정말로 왜 했는지가 명확한 느낌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친하니까. (웃음) 그런 거는 아니라고 봐요. <우리 결혼했어요>인가? 그거. 그냥 뭐 하면 상대에게 바치는 노래 올리고. 그런 거 보면 참... 입금을 위한 노래구나... 그런 생각이 들죠.

새 앨범이 잘 되기를 바란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는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나 재미있는 음악, 컨트리도 한번 해보고요. 기대해주세요.

인터뷰: 임진모, 이대화
사진: 배강범
정리: 임진모
임진모(jjinmo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