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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다
김범수
2010

by 임진모

2010.10.01

얼핏 들으면 초반부는 김범수 같지가 않다. 자신의 새로운 미래상을 그려내려는 산고(産苦)만큼 이 대목에서 개가를 올리고 있다. 앨범의 다음 곡인 ‘피우든 마시든’과 비교할 때 그 차이는 확연하다.


누구보다 잘 부르려는(그래서 뽐내고 싶은) 욕망을 내려놓고 대신 거기를 누구한테나 편안하게 들리게 하려는 마음으로 채운 것이다. 진행과 패턴이 평범할 수 있는 박진영의 곡도 이러한 김범수의 ‘심플’ 지향과 맞물려 효능을 발휘한다. 전체를 감싸는 어쿠스틱한 분위기도 그 어울림을 돕는다.


이제 김범수의 빼어난 노래솜씨에 감탄하기보다는 소박한 호소력에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1절 마무리 ‘이 이별의 끝을’에서 ‘끄츨’로 발음하는 것만을 빼고) 당장 노래방에서, 오디션에서 필수 가창 레퍼토리로 채택해도 좋을 주류 발라드의 수작이다.

임진모(jjinmo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