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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y Serenade
엔믹스(NMIXX)
2026

by 이재훈

2026.06.20

< Heavy Serenade >는 < Blue Valentine >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웅장한 선공개 곡, 어느 곳에서든 틀어놓기 용이한 타이틀, 도전 정신을 추구하는 수록곡까지. 그러나 느껴지는 만족도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둘 사이의 괴리는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단순히 직전과 유사하다는 설명만으로는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원인은 전작에서 기인했다고 유추할 수 있다. 엔믹스 최고의 흥행을 만든 작품의 맹점은 무엇이었을까. 첫 번째 요인은 ‘Blue valentine’이다. 


앨범의 뛰어남과 별개로 타이틀은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인상을 남기기 위해 맹목적으로 높은 음정을 지향하는 동안 나머지가 후렴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 여겨지며 단절되는 형태는 전형적으로 실패한 구성에 해당한다. 여기에 두 번째 요인이 겹친다. 높은 평가로 따라오는 관심이 모두 ‘Blue valentine’ 하나에 집중된 현상이다. 뚜렷한 팀의 기조 내에서도 반응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엔믹스에게 이는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정말 곡이 우수했는지 외부 영향에 뒤이어 따라온 소비였는지 자체적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었다. 


그럼에도 길고 길었던 고난의 행군을 기억하기에, 그들은 큰 성공을 가져다준 공식을 수정하지 않는다. ‘Heavy serenade’의 아쉬움은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듣기 좋은 코러스는 문제가 아니다. 위화감은 그 외의 부분이 자립하지 못하고 모든 역할을 특정 구간에 떠넘기는 방식에서 발생한다. 이는 이미 ‘Young, dumb, stupid’의 실패에서 겪어본 바 있다. 여기서 엔믹스가 방향을 그대로 유지한 이유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Young, dumb, stupid’, ‘Blue valentine’이 같은 작법으로 제작되었는데 상이한 결과가 도출되었으니 다시 혼란에 빠지는 대신 빠르게 같은 표본을 하나 더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수록곡의 번뜩이는 순간은 대부분 파편 정도에 머무른다. 믹스팝의 양면적인 특징으로 서로 조화로운 경우 창의적인 곡이 탄생하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훌륭한 부분이 곡 전체를 지배하지 못한다. 브릿지의 부드러움으로 잠시나마 갈증을 해소하자 딱딱하게 ‘Ideserveit’의 알파벳이 나열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넓은 관점에서 비슷하다고 바라본 것과 다르게 세밀히 관찰하니 적은 분량에도 어딘가 허술하다. 아직 걸을 길이 남았다는 듯 마칭 밴드를 대동한 ‘Superior’와 사방으로 요동치는 리드 싱글의 성격을 계승한 ‘Crescendo’만이 하나의 노래로 오롯이 기능한다. 


‘We’re blooming’이라는 가사와 다르게 꽃은 이미 피어있었다. 믿음을 가질 수 있을 만큼 이미 많은 증명을 거쳤기에, 그리고 분명 이번에도 긍정적인 지점이 여전히 남아 있기에 염려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이미 높아진 기대치에 비례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변덕스러운 시선에 날린 한 방의 통쾌함은 작년으로 충분하다. 이제는 다시 새로운 곳으로 가야 할 때다. 그리고 엔믹스는 답을 찾을 것이다. 가장 위태롭다고 느낄 때 보란 듯이 항로를 틀어 그들만의 시간을 만들어냈던 것처럼. 


-수록곡-

1. Crescendo [추천]

2. Heavy serenade 

3. Ideserveit 

4. Different girl 

5. Superior [추천]

6. Loud 

이재훈(sngovv@naver.com)